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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쌓인 삶의 무늬, 전주정신










            어느 지역의 자랑거리와 그것으로 인한 당찬 자긍과 자부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정신적 가치의 흐름이 맥을

            이루고, 그것이 그곳의 구심점이 될 때, 비로소 정신이 살아나고 얼을

            얻는다. 그 얼은 그 지역을 올곧고 새롭게 일구어 벅찬 역사가 된다.



            자연환경이 비슷한 일정 범위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공통된 생활

            양식과 의식이 있다. 범위가 넓으면 넓은 대로 좁으면 좁은 대로 나타나는
            그 성향은 민족성·국민성·지역성 등으로 경계를 긋는다. 전주를 비롯해

            전북의 정신을 말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은 임란·호란·동학·한말의병

            투쟁으로 이어진 호국정신, 한지·합죽선을 내는 장인정신, 선비·음식·민요의

            풍류정신, 야기론을 바탕으로 한 개척정신, 판소리를 앞세운 예술정신,

            천주교·천도교·원불교의 문화를 이룬 종교정신을 비롯해 선비정신, 정한
            (情恨), 품앗이정신, 두레정신, 정이 넘치는 고봉정신 등이다. 선조들이

            오랫동안 가꿔온 소중한 정신의 자산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녔

            지만, 서로 어울리며 이 땅의 역사를 만들었다. 전주정신도 마찬가지다.
            전주의 정신은 전주라는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며 사는 사람들이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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