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flower jeo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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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과정에서 청년과 시민이 전주 팔달로를

               가득 메운 것도 국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일깨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전주 곳곳 낮은 언덕마다 안개를 뚫고 시조 읊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답답한 세상, 불합리와 허위를 조롱하고, 부조리와 나쁜 폐단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판소리의 대목과 마디도 그 뿌리다. 구부러지고 상한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내는 판소리의 건강한 풍자와 해학. 이는 너르고 고른 들판

               에서 일하는 전주 사람들의 속내다.

               모진 역사의 소용돌이를 감내하며 저항과 수난의 역사로 길러진 전주와
               전주 사람들. 전주는 한반도 역사를 관통하는 바람의 기세를 또렷이 기억

               하고 있다. 때로는 거침없고 때로는 느긋한 바람이 전주의 하늘을 울리고

               천하에 요동쳤다.
               천년을 다져온 전주의 힘. 길고 긴 천년의 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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