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flower jeo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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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천년의 도시, 꽃심을 틔우다











                                                                   전주시장


            무릇 모든 생명 있는 것들에는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조상

            들은 길가의 작은 돌멩이 하나, 마당의 장독 하나에도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지요.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미물조차 함부로 대하지 않고, 만물을
            정갈히 다루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신’이 깃듦으로 해서 존재는

            한층 가치를 얻는 것이지요.

            도시는 어떨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하고, 세대를 잇고, 유무형

            의 자산을 쌓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곳. 살아 움직이

            는 생명체와도 같은 도시에도 분명 그 도시만의 정신이 있습니다. 도시가
            지닌 정신에 의해 역사가 바뀌고 문화가 생성되며 오늘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천년이라는 아득한 시간 동안 이 땅을 지켜온 정신, 오늘의

            전주를 만든 정신은 무엇일까요? 전주가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오롯이
            지킬 수 있었던 정신, 타인의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던 정신, 불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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