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

안녕하세요

전주시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 사람으로서 출산장려금품 지원을 보고 속상한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결혼과 출산이 이 사회에 대해 권리를 외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아이의 탄생과 성장의 과정에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비롯한 국가가 환영과 축하를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그 이면의 다양한 요인들을 미루어 보면 앞으로의 세상 살이가 녹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느끼게 하여 복잡한 마음도 듭니다. 그런데 전주시의 출산장려금품 지원 목록의 '출생아 종량제(쓰레기) 봉투 지원'을 보고 당혹스럽다가 대상을 정하기 어려운 화를 느끼고 말았습니다.

잘 정비된 도로에서, 일상적 행정 업무의 원활함에서, 문제 없이 제공되는 전기, 수도, 가스에서, 자연 재해의 순간에 발휘되는 복구의 신속함에서 또는 구역마다 마련된 도서관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에 대한 만족감과 감사,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쌓입니다. 위기와 어려움의 순간에 우리 지역의 장, 대표께서 하시는 말 한마디, 정책 하나가 현실의 고난을 받아들이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삶의 고난에 주는 위안과 격려만큼이나 우리 삶의 기쁨과 환희의 순간에 보내는 축하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사려 깊은 축하는 기쁨의 크기와 소중함을 더합니다. 아이의 탄생에 보내는 축하가 꼭 쓰레기봉투와 함께여야 했을까요? 쓰레기봉투로 출산장려금품을 받은 부모와 가정에서 전주시의 마음에 감사하고 기쁠까요?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잘 처리해 달라는 것이 전주시의 마음이라면 그 선물은 주지 않으시는 게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주시의 행정과 복지에 따뜻함과 품격이 담기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