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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새전북신문에서 재난소득에 관해 제대로 비판했네요
  • 작성자 장**
  • 등록일 2020-04-29

                밖에선 칭찬, 내부선 비판 `전주형 재난소득' 전주시청 공무원, 신원 파악 간단한 내부행정망에 김승수 전주시장 등 겨냥 직설적 비판
해당 글에 대한 공감 댓글 수십 건 ‘국내최초병’ 비아냥부터 허탈감까지 다양한 표현
상명하복 경찰도 상사 대상으로 국민신문고에 투서 올리는 등 경직된 공직사회 분위기 변화의 물결


기사 작성:  권동혁
- 2020년 04월 28일 16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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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아무 소리 않고 일했는데, 이쯤 되면 우리를 소나 돼지로 보는 것이다.” 지난 23일 전주시청 내부행정망에 직원 A씨가 올린 글이다.

해당 글은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국 최초’를 강조하며 추진하고 있는 전주형재난기본소득 지원과 관련한 직원들의 하소연과 시장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획기적인 기획으로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칭찬을 받았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A씨는 행정망에 올린 글에서 “나보다 더 애쓰는 의료진과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아보려 해도 도저히 속에서 열불이 나서 못살겠다. 전국 최초 재난기본소득 받을 사람이 5만명이라고 큰소리쳤는데, 선정기준이 오락가락해 직원들이 (민원인들에게)욕받이로 내몰렸다. 그러고도 실적이 저조하니 또 만만한 직원을 쥐어짠다.”면서 김 시장이 추진 중인 재난기본소득 지원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직설적으로 인사권자를 향해 해당 글을 쓴다는 표현도 남겼다.

글쓴이는 “신청기한을 연장할 것이면 일하는 직원들에게 먼저 말을 했어야지, 언론에 터뜨리고 나서 어쩔 수 없다는 태도에 기가 막힌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건가? 직원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지도부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 크다.”고 퍼부었다.

그러면서 “노조 홈페이지에 (글을)쓰려다 윗분들 보시라고 여기에 올린다”면서 인사권자 등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청 공무원 B씨는 “재난기본소득 지원과 관련해 본청 각과에서 1~2명의 인원이 주민센터에 파견돼 밤낮으로 근무하고 있고, 쉬는 날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도 드러나는 각종 문제점과 오류들로 인해 민원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국최초'라는 칭송을 받은 전주형재난기본소득 지원은 애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저조한 신청으로 기한을 1주일 연장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면서 처음 지원책 발표 때와 사뭇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직사회의 커다란 변화라는 광의의 개념에서 접근하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 논란이 된 글이 올라온 전주시 내부 행정망은 각 직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개개인별로 연결돼 있다. 외부 컴퓨터에서의 접속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런 글을 누가 남긴 것인지 비교적 쉽게 확인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청 공무원 C씨는 “행정망은 각자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만 접속할 수 있게 돼 있어 누가 쓴 글인지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그런데도 비판 글이 거침없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재난기본소득 지원에 대한 문제점이 여러 가지가 있고, 다소 경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전주시청 공무원 사회에서도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해석을 증명하듯 해당 글이 행정망에 올라오자 댓글 수 십 개가 달렸다. 글을 읽는 사람이 인사권자든 아니든 상관없다는 듯 직설적 표현이 대다수를 이뤘다.

“약도 없는 ‘국내최초병’”이란 비아냥부터 시작해 “아침부터 별의별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시비다. 타 지자체와 비교는 기본이고 ‘너희들은 뭐하는 X들인데 안 된다는 소리만 하냐’고 난리다. 이러다 진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걸리겠다.”는 등 하소연도 상당하다.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 XX, ‘최초’, ‘극찬’, ‘칭찬’…. 아~ 능력자 밑에서 일하고 싶다.”, “누구를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이냐.”는 등 시정구호와 김 시장의 행정을 칭찬하는 언론 등의 보도에 대한 불만도 많다.

익명의 전직 시청 4급 공무원은 “10여 년 전만해도 생각하기 힘든 일들이 요즘엔 심심치 않게 공개적으로 표현되곤 하는데, 공직사회도 그 만큼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자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도 이런 하급 직원들의 지적을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공직에서 대체적으로 근무 환경이 경직돼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경찰에서도 최근 충격적 투서가 나왔다. 전북지방경찰청 경위가 본인의 부서 상사인 경정을 상대로 국민신문고에 투서를 올린 것이다. 해당 경정은 올해 총경 인사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라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A경위는 최근 B경정으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듣는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투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전북경찰청 감찰부서는 해당 인사들에 대한 조사에 나섰지만, 정작 본인들은 병가나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비교적 경직된 분위기의 공무원 사회에서 인사권자나 상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일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외부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정현욱 원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막말 수준의 글을 올린다는 점은 지양해야겠지만 행정과 근무 관행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공직사회가 과거와 달리 점차 개방적이고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