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래 마이크를 클릭하세요!

닫기

음성인식중 말씀해주세요.

닫기

[000]

"000"로 검색이 완료되었습니다.
결과페이지로 이동하시려면 "확인"버튼을 눌러주세요.

취소 확인

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은 시민 여러분께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공간입니다.
  • 제시된 의견에 대하여 전주시에서는 별도의 답변을 드리지 않습니다. 만약 답변을 원하시거나, 민원 사항 등은 온라인민원신고센터 >를 이용하시고, 상업성 광고글이나 건전하지 못한 글은 관련조례 >에 근거하여 예고없이 삭제됩니다. 단, 광고글은 알뜰장터 >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제목 어린시절 단상
  • 작성자 이**
  • 등록일 2016-10-18

               

내 고향은 경남 하동군 진교입니다.

관광지로 알려진 섬마을 남해와 이웃하고 있지요.

 

어린 시절에는 남해대교가 대단한 것으로 알고 무척 자랑스러워 했는데,

그때를 되돌아보면 참 순진했던 마음에,소리없는 자조적인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다른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내고향의 향수는 되돌아보면 참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초등학교 다니기시작할때부터,아버지는 저에게 그 무지막지한 숫황소인 부락떼기를 맡깁니다.

다름아닌 새벽에 소 먹이고,학교 방과후에 소 먹이고 소꼴베는 것이지요.

 

그 어린시절 한참 잠이 많을시간 캄캄한 새벽 동틀무렵에 그 편안한 잠을 깨웁니다.

"소 먹이로 가라이"하시는 아버지의 세상에서 가장 인자하신 목소리와 함께요.

아버지도 참 미안함은 있으신지,희안하게도 새벽에 소먹이로가라고 할때의 목소리만은 세상의 그 어떤종교의

성직자보다도 가장 인자하신 목소리를 내십니다.

 

저의 상상으로는,아버지도 속으로는 "저 나이때는 한참 잠이 많은데'정도는 아시는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리생각해도,그리도 무식하시게 소꼴벨때 지게받치는 바작떼기(지게받치는 기다란 두꺼운

나무봉)로 당신의 자식을 마구잡이로 때릴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등의 시골마을들의 자식키우는 풍경들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하여튼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참 희안하게도 자식(사내)들이 말을 않들으면 입은 옷까지 홀딱 다 벗겨서 까데기도 않남기고

집밖으로 쫒아 냅니다.

참 어린 마음에 부끄러움은 둘째치고,쫒겨날때마다,설움에 ,내가 진짜 친자식인가?

하고 울면서 도망갑니다.

어머니도 죽자살자 말릴 만도 한데,냉정하게,아버지의 역정에 절대 모른체 간섭을 않합니다.

 

어렸을때 최소한 다른 지방,다른 동네에서는 잘모르지만,우리동네에서는 자식을,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동네 친구들은 눈을 크게 뜨고 서로들 반신반의하는 정도였고 아버지의 인자하심은 포기들을 하고 살았지요.

 

그래도 추억에도,아버지께 춥고 배고파서도 빌만도 한데 끝까지 빌지는 않은 기억인데,하도 춥고 배고프니,

특공대처럼,집으로 숨어들어와서 밥을 훔쳐?먹고 숨어있다가 먹고,하다가 어머니한테 들키면,그때부터는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숨겨주시면서 밥안훔치먹는 집안식구로 복귀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러면 아버지도 무지막지하게 바작떼기로 때리고 옷까지 홀딱다벗기고 쫒아낸분이 새벽에 소 먹이고,

소꼴베는 일이 생각나셨는지 모른체하고 넘어가십니다.

 

동트기전 새벽에 소먹이로 가라고하시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무섭게 들리더니,쫒겨나서

밥훔쳐먹는 특공대로 된후에는,소먹이로 가라고 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그렇게도 다시 듣고싶었는데,

이제는 밥않훔치먹는 집안식구로 복귀된후에는,아버지의 목소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마음놓이고 안심되는

목소리로 들려옵니다.

 

다시 새벅 닭들이 서로 우렁차게 우는 소리가 잠결에서 희미하게 들렸다싶으면,여지없이 아버지의 세상에서

가장 인자하신 목소리로 "소 먹이로 가라이"하시는 인자하신 말씀이 들려옵니다.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서 소고삐를 몰고 나서면 소는 어거적어거적 걸어서 밭두렁으로 몰아 놓으면 황소는

부리부리한 큰 눈망울로,내가 속으로 저 놈때문에 잠도 못잔다고 그렇게 미워히는줄 아는지 모르는지,그렇게도

맜있게 풀을 뜯어 먹습니다.

 

아마 나의 어린마음에 미워하던 황소도 하루종일 힘든 밭논을 아버지와 하루종일 갈아엎는 고된일이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나의 어린마음에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역정에 내가 진짜 친자식인가하고 미워했지만,청년기를 겪고 대학을

마치고 사회생할을 하면서 아버지,어머니의 숨은 사랑이 더욱 절실히 다가오고,이상하게도 시인,김소월의

진달래꽃은 왜 그리도 잘지었다고 생각되었는지 아직도 잘모를 일입니다.

 

                                                              2013.04.14.

 

                                                          도선예향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