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

현재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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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바위에서 만나는 동학과 서학

  • 전시기간 2025년 05월 01일 ~ 2025년 10월 12일
  • 전시장소 3층 기획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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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잎이 무성한 숲을 뒤로하고 곤지산에 오른 어느 맑은 날,

반대편 길에서 나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그를 보았다.

우리는 초록바위에 나란히 서서, 한참 동안 말없이 전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당신이 서 있다.

우리는 함께 손을 내밀어 당신에게 조심스레 청한다.


"이리 와서 우리가 사랑하는 이 아름다운 전주성을 함께 바라보지 않겠소?"



전주 미래유산 16번, 곤지산 초록바위!

한옥마을을 굽이돌아 흐르는 전주천 너머 깎아지른 절벽과 울창한 숲의 빚깔이 푸르스름하여 붙여진 이름인 초록바위는 바람이 통하는 높은 지형으로 조선시대 죄인의 형을 집행하던 형장이었다. 5월이 되면 하얀 이팝나무 꽃구름에 둘러싸인 초록바위는 그래서 더 쓸쓸하고 찬란했다.


초록바위는 두 개의 길이 만나는 지점이다. 1867년 15살의 어린 서학의 신자 두 사람이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켰고, 1894년 수많은 동학농민군이 목숨을 바치며 정의로운 세상을 외쳤던 곳이다. 이 바위는 피로 새겨진 신념의 자리이자, 시대의 변화를 꿈꾼 이들의 유산이다. 서로 다른 듯 보이나, 결국 같은 지향점을 향했던 두 염원이 이곳에서 다시 마주한다.